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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노출 보정 이야기
사진/강좌  I  2015.04.27 15:40
 

사전적 의미의 노출이란 어떤 것을 밖으로 드러내는 것을 말합니다.

같은 뜻으로 사진에서의 노출이란 필름 또는 센서를 밖으로 드러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밖으로 드러내려면 일단 숨겨져 있어야겠죠?

 

필름이나 센서(요즘은 필름 카메라를 거의 쓰지 않으므로 이하 센서로 통일)는

빛이 들어오지 않는 깜깜한 카메라 바디 속에 꼭꼭 숨겨져 있습니다.

카메라 속에 숨어있다가 사람이 셔터를 누르면 밖으로 노출되어 사진을 만들기 위한 정도의 빛을 흡수한 다음 다시 숨어버리죠.

이처럼 숨겨져 있는 센서를 밖으로 드러내어 사진을 만들기 위한 재료인 빛을 쪼여주는 것을 사진에서의 노출이라고 합니다.

 

 

 

사진을 만드는 센서라는 놈은 아주 민감하고 예민해서 조금이라도 빛의 양이 어긋나면 좋은 사진이 나오지 않습니다.

항상 정확한 양의 빛을 쪼여주어야만 마음에 드는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센서가 필요로 하는 빛의 양이 사진을 찍을 때마다, 피사체가 바뀔 때마다 달라진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셔터를 누를 때마다 센서가 흡수 하는 빛의 양을 분석해야 하는 걸까요?

 

다행히 과학기술의 발달로 좋은 사진을 만들기 위한 빛의 양은 카메라가 알아서 계산해줍니다.

우리는 그냥 셔터만 누르면 됩니다.

 

카메라는 셔터를 누르기 직전, 반 셔터 상태에서 센서가 필요로 하는 빛의 양을 미리 계산해둡니다.

셔터를 누름과 동시에 카메라는 계산해둔 정보대로 꼭 필요한 만큼의 빛을 센서에 쪼여주죠.

센서는 정확히 계산된 빛을 받아 멋진 사진을 만들어줄 것입니다.

모든 과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카메라는 그냥 기계일 뿐입니다.

자신이 찍으려고 하는 피사체가 무엇인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사람이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 빛의 양을 계산하는 단순한 과정만 그냥 반복합니다.

계산된 결과는 정확한지, 혹은 오류가 있는지, 오류가 있다면 사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죠.

 

우리는 위 단락에서 '사람이 정해놓은 기준'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포스팅 주제인 노출 보정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카메라가 빛의 양을 계산하는 기준이 되는 그것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우리가 사물을 본다는 것은 사물에서 나오는 빛을 보는 것입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사물이 반사하는 빛을 보는 것이죠.

광원이 아닌 이상 사물에서 빛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은 고유의 반사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물마다 반사되는 빛의 양이 다르다는 말입니다.

흰색 물체는 빛이 많이 반사되기 때문에 밝게 보이는 것이고 검은색 물체는 빛이 거의 반사되지 않기 때문에 어둡게 보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센서가 필요로 하는 빛의 양은 피사체의 반사율을 먼저 알아야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카메라는 기계이므로 자기가 뭘 찍는지 모르는데 피사체의 고유 반사율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모릅니다.

피사체가 뭔지 모르는데 반사율을 알 방법은 없죠.

하지만 반사율을 모르더라도 센서가 필요로 하는 빛의 양은 정확하게 계산되어야 합니다.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서 말이죠.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개념이 바로 '사람이 정해놓은 기준'입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모든 사물은 고유의 반사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반사율을 모두 더하여 평균값을 낸다면?

 

18%가 나옵니다.

100개의 빛을 사물에 쪼이면 82개는 흡수되고 18개만 반사됩니다.

이 18%의 반사율이 바로 '사람이 정해놓은 기준'입니다.

 

이제 카메라는 피사체가 뭔지 몰라도 빛의 양을 계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떤 피사체를 찍든지 카메라는 무조건 18%의 반사율을 적용하여 사진을 만들어냅니다.

카메라는 하늘도, 바다도, 나무도, 사람도 18%의 빛을 반사하는 피사체로 생각합니다.

 

 

 

노출을 설명하다 보니 이야기가 길어졌는데요, 지금까지 설명한 글의 요점은 마지막 문장에 있습니다.

'카메라는 모든 피사체를 18%의 빛을 반사하는 물체로 본다.'

이 사실과 함께 몇 장의 사진을 보면서 노출 보정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먼저 풍경 사진입니다.

보통 한 장의 풍경 사진 속에는 하늘, 바다, 나무 등 수많은 피사체가 들어가기 때문에 노출에 실패할 확률이 낮습니다.

사진에 들어가는 피사체의 종류가 많으면 많을수록 18%의 반사율에 가까워지기 때문이죠.

사진가는 그냥 카메라의 계산을 믿고 셔터를 누르면 됩니다.

 

 

 

 

이번에는 흰색의 라일락 꽃 사진입니다.

풍경 사진처럼 카메라만 믿고 셔터를 누르면 이런 사진이 나옵니다.

사진이 어둡게 나왔죠?

왜 그럴까요?

 

 

 

 

해답은 위에서 강조했던 요점 속에 들어 있습니다.

카메라는 흰색의 라일락 꽃을 18%의 빛을 반사하는 물체로 본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라일락 꽃은 흰색이므로 18%보다 많은 빛을 반사하는 밝은 피사체입니다.

 

카메라는 밝은 빛이 들어오면 노출 과다를 방지하기 위해 빛의 양을 줄입니다.

문제는 밝은 빛의 원인이 피사체의 높은 반사율에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죠.

그래서 카메라만 믿고 밝은색 사물을 찍으면 어둡게 나옵니다.

 

'카메라는 밝은 사물을 찍을 때 빛의 양을 줄인다'

사진가는 이 사실을 예상하고 거기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빛의 양을 인위적으로 늘리는 것이죠.

 

제대로 만들어진 카메라 대부분은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노출 보정 기능이 들어있습니다.

라일락 꽃처럼 밝은 피사체를 찍을 때는 노출 보정을 플러스에 둡니다.

카메라가 계산한 값보다 더 많은 양의 빛을 사용하겠다는 뜻이죠.

 

이제야 비로소 하얀 라일락 꽃이 제대로 표현되었군요.

 

 

 

 

이번에는 돌멩이 사진입니다.

구멍이 뽕뽕 뚫린 검은색 현무암입니다.

노출 보정을 생각하지 않고 그냥 셔터를 누르면 이런 사진이 나옵니다.

사진이 밝게 보이나요? 어둡게 보이나요?

 

 

 

 

우리는 이제 알고 있습니다.

카메라가 보는 검은색 현무암이 어떤 것인지 말이죠.

바로 18%의 빛을 반사하는 물체입니다.

 

검은색 물체는 반사율이 낮은 물체입니다.

카메라가 보는 18%보다 반사되는 빛이 훨씬 적습니다.

반사율만 놓고 본다면 현무암은 라일락 꽃과 상반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무암을 겨냥한 카메라는 반사율이 낮은 물체라는 것을 모르니 그냥 빛의 양이 적어 어두운 상황이라고 판단합니다.

어두운 상황에서는 빛을 많이 받아들여야 하므로 카메라는 빛의 양을 늘리는 방향으로 계산합니다.

그래서 어두운색의 피사체를 그냥 찍으면 사진이 밝게 나오게 되죠.

 

'카메라는 어두운 사물을 찍을 때 빛의 양을 늘린다'

사진가는 라일락 꽃 사례와 반대되는 이 사실을 예상하고 마이너스 노출 보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카메라가 계산한 값보다 적은 양의 빛을 사용하겠다는 말이죠.

 

비로소 검은색 현무암이 제대로 보이는군요.

 

 

 

 

사진작가 김홍희 님의 책 '나는 사진이다'를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밝은 것은 밝게, 어두운 것은 어둡게'

노출 보정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이것보다 간단하고 명확한 표현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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