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울수록 손해보는 디자인 :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프레젠테이션 문서 디자인
파워포인트, PPT/강좌  I  2011. 8. 10. 19:41
 
얼마 전, 거리를 걷다가 누군가가 나눠주는 전단지 한장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음식점 개업을 알릴 목적으로 제작된 그 전단지에는 가게의 장점과 메뉴에 대한 내용으로 빈틈없이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습니다.
전단지 제작을 의뢰한 가게주인의 입장에서는 한정된 지면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넣어 손님을 한명이라도 더 확보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전단지를 받아 본 저의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여백없이 꽉꽉채운 내용은 욕심을 상징하며, 일반적으로 욕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쪽이 속 빈 강정입니다.
실속이 없는데 그럴듯하게 보여야 하므로 허세를 부리게 되고, 그 허세가 빈틈없이 빽빽한 내용의 전단지로 나타납니다.
실제로 그 가게가 음식을 잘하는 집일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 전단지는 실패한 광고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리에서 배포되는 대부분의 전단지가 조잡하게 보이는 것은 바로 그 이유때문입니다.

파워포인트를 이용하여 프레젠테이션 문서를 제작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슬라이드에 내용을 채워넣기 전에 이 내용이 정말 필요한 내용이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중요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한장의 슬라이드로 표현할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슬라이드에 단 하나의 다이어그램을 사용하였을 때 그 이미지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100'이라고 가정하면,
다이어그램 두개를 동시에 사용하였을 때에는 각각의 이미지에서 '50'의 에너지만 나오게 됩니다.
슬라이드에 채워지는 내용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것들은 조금씩 힘을 잃어가게 됩니다.
그래서 하나의 슬라이드에 하나의 내용만을 사용하여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작업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 월간디자인 편집장이었고 지금은 디자인 저널리스트로 활동중인 김신씨는 열역학 법칙이라는 아주 독특한 시각으로 이러한 문제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람은 근본적으로 에너지를 적게 쓰려고 하는 습성이 있는데, 내용이 많고 복잡한 대상은 그만큼 이해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반대로 단순한 대상은 그 이해의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에너지만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아름답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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