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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600 헤드폰 pc-fi 이퀄라이저 설정하기
취미/음악  I  2017.06.18 12:57
 

플랫함에 이끌려 젠하이저의 레퍼런스 헤드폰을 오랫동안 들어왔습니다.

플랫하다는 것은 균형이 잘 잡혀있다는 뜻이죠.

어느 음악 장르에도 치우침과 기복 없이 음악가의 생각과 의도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플랫함 때문에 HD600은 재미없고 심심한 헤드폰이란 오명을 심심찮게 들어왔는데요,

저는 그것을 좀 다르게 해석하고 싶습니다.

 

 

플랫하다는 것은 그림 그릴 때 흔히 사용하는 흰 종이입니다.

색종이에 그림 그리는 사람, 잘 없죠?

색종이는 고유의 색이 이미 칠해져 있으므로 물감 고유의 색을 순수하게 표현할 수 없습니다.

같은 의미로 흰 종이는 어떤 물감을 사용하든지 제 색깔을 가감 없이 온전하게 보이도록 해줍니다.

기본적인 그림 도구의 역할에 충실한 것이죠.

 

종이가 노란색으로 착색되어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근접색 계열인 빨간색과 주황색의 수채화 물감을 칠하면 그 따뜻함이 강조될 것입니다.

반대로 보색 계열인 파란색이나 보라색을 칠하면 색의 고유한 채도가 줄어들어 칙칙하게 보일 것입니다.

이처럼 종이의 색은 그림에 큰 영향을 줍니다.

 

노란색 종이는 봄날의 개나리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시원한 파란색 바다를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편협함이란 이처럼 가능성을 희생하여 독특한 특징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플랫한 흰 종이의 가장 큰 장점은 열린 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가지고 있는 본래의 색이 없으므로 따뜻한 느낌의 종이로도, 차가운 느낌의 종이로도 변신할 수 있습니다.

색종이로 표현하기 어려운 흰 종이의 플랫함을 그대로 즐길 수도 있습니다.

HD600은 플랫한 흰 종이 같은 헤드폰입니다.

 

 

 

 

 

 

예전에 모 사이트에 올라온 HD600의 주파수 응답 특성 그래프입니다.

젠하이저의 레퍼런스답게 플랫함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우수한 플랫형 그래프이지만, 30Hz부터 800Hz 근처까지는 완만한 언덕이 존재합니다.

이 언덕 때문에 젠하이저의 헤드폰이 어둡고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죠.

 

또한, 극 저음이 100Hz를 정점으로 완만하게 내려오고 있는 형태입니다.

음악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50Hz 이하 극 저음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는데 이 부분이 하향 곡선을 그린다는 게 좀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실제 콘서트 현장에 가보면 음악에 섞여 스피커가 떨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이 대역의 주파수가 50Hz 이하 구간입니다.

 

 

 

 

 

 

 

그래서 이번 이퀄라이저 설정 작업의 단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진행하려고 합니다.

첫 번째 단계로 전체적으로 플랫하지만 30Hz부터 800Hz 근처까지의 언덕과 군데군데 자잘하게 나타나는 기복을 평탄하게 수정합니다.

두 번째 단계는 50Hz 이하의 극 저음을 보강하여 출력되는 음을 리얼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특별한 장비 없이 프로그램만으로 이퀄라이저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은 pc-fi의 큰 장점입니다.

pc용 이퀄라이저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요, 보통 특정 프로그램에 소속된 보조 유틸리티 형태로 설치됩니다.

윈앰프에 달린 간단한 이퀄라이저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이런 이퀄라이저는 대부분 특정 조건에서만 작동하는 방식이죠.

윈앰프의 경우, 윈앰프를 통해 출력되는 음악에만 이퀄라이저가 걸리고 다른 소리는 그냥 원본 그대로 출력됩니다.

이런 방식 말고 pc에서 나오는 모든 소리에 이퀄라이저가 걸리는 프로그램을 원했는데 다행히 있더군요.

 

바로 Equalizer APO라는 프로그램입니다.

내부적인 작동 원리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 유용한 도구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프로그램은 아래 주소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https://sourceforge.net/projects/equalizerapo/

 

 

 

 

 

 

프로그램을 설치한 다음 실행하면 아래 그림과 같은 인터페이스가 나옵니다.

 

1번 영역은 이퀄라이저 전체의 레벨을 높이거나 낮출 수 있는 게인(Gain) 도구,

2번 영역은 실제 이퀄라이저를 조절할 수 있는 도구,

3번 영역은 게인이나 이퀄라이저 조절을 통해 변화되는 주파수 곡선이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공간입니다.

 

첫 화면은 아무 작업을 하지 않은 깨끗한 공간이므로 그냥 직선으로 표시됩니다.

 

 

 

 

 

 

 

이제 HD600의 주파수 응답 특성 그래프와 Equalizer APO의 눈금을 합성하여 이퀄라이저 세팅을 위한 참고 자료를 만들어야 합니다.

먼저 Equalizer APO의 눈금 부분을 잘라냅니다.

 

 

 

 

 

 

 

다음에 HD600의 주파수 응답 특성 그래프에서 필요한 부분만 잘라냅니다.

 

 

 

 

 

 

 

각각의 자료에서 눈금의 단위를 먼저 확인합니다.

Equalizer APO의 눈금과 주파수 응답 특성 그래프의 눈금 모두 한 행 당 5db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열 간격이 다른 것은 주파수 응답 특성 그래프를 좌우로 늘려 맞춰줍니다.

두 자료의 행과 열 간격을 맞춰 합성하면 다음 그림과 같은 형태가 나옵니다.

 

 

 

 

 

 

 

그래프가 잘 안 보여 곡선 부분만 따로 그려보았습니다.

 

 

 

 

 

 

 

그래프를 상하로 반전시키고 배경을 삭제하면 다음 그림과 같은 형태가 나옵니다.

이 참고 자료를 보면서 이퀄라이저를 똑같이 맞추면 완벽하게 플랫한 설정값을 얻을 수 있습니다.

원본을 반전시킨 그래프라서 원본 출력 음과 이퀄라이저 필터가 서로 상쇄되어 제로에 수렴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이퀄라이저 설정 도구에서 ① 이퀄라이저 종류를 [variable]로 맞춥니다.

다음에 ② 동그라미(노브)를 드래그하여 위의 자료와 같은 선 형태가 나오도록 맞춰 나갑니다.

 

 

 

 

 

 

 

참고 자료와 비교하면서 여러 번 이퀄라이저 노브를 조금씩 드래그한 결과 어느 정도 비슷하게 만들어졌네요.

이 과정이 좀 지루했습니다.

노브를 드래그한 다음 바뀐 그래프 캡처해서 자료와 일치하는지 검토하고 또 노브 조절하는 작업을 지루하게 반복했습니다.

 

 

 

 

 

 

 

참고 자료와 선 형태가 비슷하게 나왔는지 다시 한번 합성하여 점검해봅니다.

제대로 잘 만들어진 것 같네요.

 

 

 

 

 

 

 

Equalizer APO로 설정하다 보면 빨간색으로 나타나는 부분이 있습니다.

클리핑이 일어나는 곳을 경고하는 의미로 빨간색으로 표시되는데 게인을 낮추면 해결됩니다.

 

 

 

 

 

 

 

게인을 낮춰 클리핑을 모두 제거하였습니다.

여기까지 HD600을 플랫하게 만드는 작업이 끝났는데요, 이 상태로 들어보면 소리 선이 선명해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소리 선이 선명해지면 공간감이 확장되므로 음악이 재생되는 가상의 공간 또한 넓어집니다.

 

하지만 젠하이저 특유의 아이덴티티인 어두운 음색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달라진 소리에 실망할 수도 있겠네요.

어쨌든 보정 전의 HD600이 약간 누르끼리한 흰 종이였다면 보정을 거친 HD600은 완벽하게 표백한 흰 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개인적인 취향을 이퀄라이저에 반영할 차례입니다.

두 번째 단계인 50Hz 이하의 극 저음을 보강하여 출력되는 음을 풍성하게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작업 화면에서 '+'를 눌러 그래픽 이퀄라이저 도구를 하나 더 만듭니다.

 

 

 

 

 

 

 

플랫 작업처럼 이퀄라이저 노브를 드래그하여 50Hz 이하의 주파수 영역을 한꺼번에 높여줍니다.

50Hz부터 100Hz 사이는 점진적으로 기본값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만듭니다.

이때 주파수 곡선 영역도 실시간으로 함께 바뀌므로 그래프를 보면서 취향에 맞는 음색을 찾아 나갈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저는 50Hz 이하만 살짝 손대는 것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비교적 간단한 두 번째 단계까지 모든 작업이 끝났습니다.

Equalizer APO의 이퀄라이저 작업은 노브를 드래그하는 방법이 일반적이지만,

이미 확보된 설정 수치가 있거나 정밀한 조절이 필요할 때에는 오른쪽에 있는 표를 통해 설정값을 직접 입력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작업했던 설정값은 다음과 같습니다.

 

 

 

게인(Preamp) : -6.5 dB

 

첫 번째 GraphicEQ :

20Hz +3dB

30Hz 0dB

40Hz -1.8dB

50Hz -2.2dB

60Hz -2.7dB

70Hz -3.2dB

80Hz -3.5dB

90Hz -3.5dB

100Hz -3.6dB

200Hz -3dB

300Hz -2.3dB

400Hz -1.5dB

500Hz -1dB

600Hz -0.7dB

700Hz -0.5dB

800Hz 0dB

900Hz +0.5dB

1000Hz +0.5dB

1400Hz -0.5dB

2000Hz 0dB

3000Hz -1dB

4000Hz 0dB

4400Hz +1dB

5000Hz 0dB

6000Hz 0dB

7000Hz -1dB

9000Hz -1dB

10000Hz 0dB

11000Hz +1.5dB

16000Hz 0dB

20000Hz +6.5dB

 

두 번째 GraphicEQ :

20Hz +3.5dB

30Hz +3.5dB

40Hz +3.5dB

50Hz +3.5dB

60Hz +3dB

70Hz +2.5dB

80Hz +2dB

90Hz +1dB

100Hz~20000Hz 0dB

 

 

 

 

 

 

헤드폰의 기술적인 완성도는 이미 HD600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봅니다.

지금의 헤드폰 구조와 확연히 다른 획기적인 기술이 등장하지 않는 이상 더 좋은 음질은 없다고 보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HD600보다 고가의 헤드폰이 계속 출시되고 있지만, 이제는 음질보다 취향의 영역이죠.

더 이상의 지름신을 막기 위해 자기 최면을 걸며.

 

 

 

 

 

 


주파수 응답 특성 그래프의 저작권은 골든이어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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