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포인트 차트와 미니멀리즘 디자인 파워포인트, PPT/강좌 I 2012. 10. 9. 08: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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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이 술 한 대접을 놓고 내기를 하였습니다.
"뱀을 가장 먼저 그리는 사람이 술을 마시기로 하자." 내기가 시작되고 얼마 후 한 사람이 뱀을 가장 먼저 그렸습니다. "내가 제일 먼저 그렸으니 술은 내 차지다." 뱀을 가장 먼저 그린 그 사람은 술 대접을 들고 뽐내며 계속 말했습니다. "난 시간이 남아 발까지 그렸지.ㅋㅋ" 그러자 뱀을 다 그린 다른 사람이 술 대접을 빼앗아 술을 모두 마셔버리고 한 말. "뱀이 발이 어딨냐? 그건 뱀 그림이 아니다." 미니멀리즘은 꼭 필요한 최소한의 요소만 사용하여 대상을 표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요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폰과 같은 애플의 제품들이 미니멀리즘 철학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죠. 아이폰의 전면에는 터치스크린과 홈 버튼 등 제품을 사용하기 위한 최소한의 도구만 단순하게 배치되어 있을 뿐, 그 흔한 회사 로고조차도 없습니다. 로고는 제품을 사용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사족일 뿐이니까요. ...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사용하여 슬라이드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초보 유저의 본능입니다. 슬라이드가 복잡할수록 일을 많이 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꼭 필요한 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자질구레한 요소들은 정보의 전달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심한 경우, 술을 빼앗긴 사람의 그림처럼 본질을 왜곡할 수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사족이라고 할 수 있죠. 일정 단위마다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수용능력은 한계가 있다는 사실에서 파워포인트의 미니멀리즘은 출발합니다. 슬라이드라는 한정된 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 정보의 양은 한계가 있으며, 그 한계는 웹페이지나 잡지 등 쉽게 접할 수 있는 일반적인 매체보다 훨씬 작을 수 있습니다. 넣을까 말까 망설여진다면 그 정보는 사족일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그리고 사족이 많으면 많을수록 정보의 전달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진정한 파워포인트 고수란 사족을 잘 골라낼 줄 아는 사람입니다. 아래 그림은 어떤 회사의 최근 10년간 매출액 정보를 담고 있는, 일반적인 형태의 가로 막대형 차트입니다. 슬라이드에 삽입된 차트는 제목, 범례, 가로축, 세로축, 레이블, 데이터 계열 등 일반적인 차트의 구성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차트를 보는 사람은 차트를 이해하기 위해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그 에너지는 차트의 모든 구성요소에 골고루 분산되어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데 사용됩니다. 차트의 구성요소가 많으면 많을수록 각각의 요소에 할당되는 에너지의 크기는 작아집니다. 반대로 단순한 차트라면 많은 에너지를 핵심적인 부분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차트가 제공하는 정보를 빠르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미니멀리즘은 에너지 집중을 위한 철학입니다. 미니멀리즘이라는 필터를 거치면 정보의 전달이라는 프레젠테이션의 본질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낭비되는 에너지를 막기 위해 사족을 하나씩 제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보통 슬라이드를 만들 때에는 제목을 통해 슬라이드를 먼저 정의한 다음 콘텐츠를 채워나갑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슬라이드 위쪽에는 예제처럼 슬라이드 제목이 존재하게 됩니다. 차트에도 슬라이드 제목과 마찬가지로 차트 제목이 존재합니다. 차트 제목은 원래 당연히 표기해야 하지만, 예제와 같이 슬라이드 제목이 차트를 설명하고 있으면 중복 요소가 되므로 둘 중 하나는 삭제해야 합니다. 슬라이드 제목은 고정 요소이므로 삭제할 수 없으니, 이 경우에는 차트 제목을 삭제합니다. 차트에서 범례는 일반적으로 계열을 구분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됩니다. 그래서 차트에 따라 꼭 필요한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예제처럼 계열이 하나밖에 없는 단일 계열의 차트에서는 사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차트의 세로축은 2003부터 2012까지의 숫자가 차례로 새겨져 있습니다. 이 숫자들은 '년간 매출액'이라는 슬라이드 제목을 통해 연도를 나타낸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세로축 제목을 구태여 표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세로축 제목과 마찬가지로 가로축 제목도 사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슬라이드 제목에서 이미 매출액에 대한 차트라는 것을 설명하고 있으니까요. 사족을 모두 삭제한 다음 레이블을 데이터 계열 내부에 포함시켜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였습니다. 공간을 확보하면 확보된 공간만큼 차트를 더 크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 전달이라는 차트의 본질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차트 전체에 거미줄처럼 깔린 눈금선은 정보를 정확하게 보여주기 위한 용도의 보조 도구이지만, 레이블이 그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삭제하였습니다. 극한의 미니멀리스트라면 레이블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차트의 가로축도 중복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가로축은 항목에 대한 값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지만, 이미 레이블을 통해 정확한 값의 정보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장의 슬라이드를 이해하는데 사용되는 에너지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 에너지는 정보의 전달이라는 프레젠테이션의 본질을 위해 온전히 사용될 때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옵니다. 뱀 다리가 그 에너지를 빼앗아 가지 않도록 지키고 관리하는 것이 미니멀리스트의 임무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지금까지 등장한 차트는 [묶은 원통 가로형]을 사용하여 제작하였습니다. 참고로 위의 차트에 사용된 데이터는 다음과 같습니다. 요즘 차트 작업을 많이 진행하다 보니 차트 예제를 자주 사용하게 되네요.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특정 예제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특정 예제만을 위한 디자인 이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디자인이든지 본질은 결국 하나로 이어지니까요. ※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코멘트를 남겨주시거나 메일을 보내주세요. ※ 공작실 메일주소 : jeonsango@tistory.com '파워포인트, 정보디자인 > 강좌'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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